이제까지의 저희 레터에선 에너지와 에너지 동향, 에너지 시장에 대해 다뤄보았어요.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우리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해줄 에너지전환, 지금부터는 한국의 에너지전환 현주소를 A to Z 알려드릴게요! GABOZAGO😎

한국의 에너지전환 현주소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성적표💯 좀 가져와봐

세계의 에너지전환 현주소

다른 나라는 얼마나 잘하고 있는 거야? 비법이 무엇인고

다른 나라들은 얼마만큼 에너지전환을 잘하고 있을까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7월을 기준으로 한국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OECD 국가 중 가장 적게 재생에너지가 보급되었어요. 포르투갈(약 60%)을 월드컵⚽️에선 이겼지만🎉, 에너지전환에선 우리나라(약 10%)의 완패네요. 2화에서 언급되었듯, 재생에너지 자원(일사량, 바람, 지열, 수자원 등)의 분포에 따라 에너지전환이 더욱 유리한 나라들이 있어요. 가령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거의 100%인 아이슬란드의 경우, 지열♨️과 수자원💧이 풍부하고 산지⛰️가 발달하여 전기의 대부분을 수력발전과 지열발전을 통해 만들죠. 위의 표를 보니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높은 국가 중 여러 국가가 수력발전 비중이 높은데요, 수력발전은 태양광, 풍력과는 다르게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해요.  잠깐! 태양광, 풍력같이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를 ‘변동성 재생에너지(VRE, Variable Renewable Energy)’라고 해요. 

아니 그래도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다 잘하는 우리나란데, 에너지전환 성적이 너무 저조하지 않나요? OECD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33.6%인걸요. 다른 나라는 왜 잘하고 우리나라는 저조할까요? 먼저, 잘하고 있는 국가들의 비결을 살펴보아요.

덴마크🇩🇰

덴마크의 발전비중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재생에너지 보급이 높은, 그중에서도 수력발전 비중이 높은 나라들과는 다르게 풍력발전이 주 전력원이에요. 덴마크는 바람의 질과 양이 풍력발전에 적합해 타고난 국가에 속하지만, 노력없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에요. 덴마크는 2005년만해도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원이 73%에 달했지만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녹색 전환’의 필요성을 정부, 시민, 국회가 합의했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55% 확대하는 에너지협약을 2012년 국회에서 통과시켰어요👨‍⚖️. 덴마크에선 ‘이것’을 시행한 후, 2011년 25%였던 풍력발전 비중이 2019년 46.9%로 급증했는데요, 바로 ‘원스톱샵(One-stop Shop) 제도’예요. 풍력발전 원스톱샵 제도는 각종 인허가 권한을 정부기관인 '덴마크에너지청(DEA)'으로 모아 입지 선정부터 사전조사, 환경영향평가, 입찰까지 일괄적으로 진행해 사업자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동시에 행정의 효율성, 일관성, 투명성을 높였어요. 

독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80% 사용을 목표하고 있는 독일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요. 독일에는 약 3만 풍력발전기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죠💨. 베를린시는 태양광 도시계획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모든 신축 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했대요! 님, 독일의 연간 일조시간☀️이 한국의 60~70%에 불과하다는 거 아시나요? 그런데 어떻게 태양광 발전비중이 전체의 10%에 달하게 되었을까요? 독일의 비결은 ‘시민참여 이익공유 모델’이라고 해요. 독일 에네르기벤데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의 약 42%(약 50GW)를 시민과 농민이 소유하고 있다고 해요. 시민주도 에너지사업과 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해 약 800만 명의 국민이 재생에너지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대요. 이러한 주민참여 재생에너지 사업에 정부도 아낌없이 제도적 지원을 했어요. 주민참여 사업에 한해 초기 투자금과 투자수익에 대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줬어요.  

계통연계: 유럽이 재생에너지 100%가 될 수 있는 이유 

유럽의 전력망은 인접한 국가끼리 전기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연계선으로 연결되어있어요🔗. 이렇게 연결되면 우리나라의 전기가 부족할 때 다른 나라의 수력발전기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거죠. 덴마크의 경우,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과 연결되어 전기를 주고 받을 수 있고, 이 연계선의 비중이 전체용량 대비 50% 이상이라고 해요. 독일도 무려 9개의 나라들과 전력을 거래하며 수입량보다 수출량이 많다고 하고요. 

잠깐!✋ 그럼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와 전기를 주고받으면 되잖아요? 실제로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을 연결하는 ‘동북아슈퍼그리드’ 사업이 추진되었지만 정치적 갈등으로 타당성 검토 단계에서 멈춰있다고 해요. 북한을 통과해야 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나 중국과의 전력망 연계사업 성사가 어려웠다고,,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딘 이유

아니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요?

앞으로 잘하면 되지. 

이제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성적이 낮은 이유를 알아보아요. 1️⃣첫 번째 이유는, 복잡한 인허가 규제예요. 일례로, 대부분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는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할 때 도로와 건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이격거리’ 조례가 있어요. 이격거리 조례는 지자체별로 운영하고 그 거리가 각 지자체마다 100m~1,000m까지 천차만별이라고 해요! 또한 앞에서 설명해 드렸듯, 복잡하고 흩어져있는 인허가가 장애물이 되구요. 덴마크의 ‘원스톱샵 제도’와 같이, 한국도「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이 작년 5월 발의되었으나, 아직까지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요. 현재는 기존 법안의 보완해 산업부에서 대체 입법을 추진한다고 해요.

2️⃣두 번째, 우리나라에선 다른 발전원보다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비싸요💰. LCOE는 각 발전기가 생산한 전력의 단위당 단가를 계산한 것으로, 각 발전원별로 경제성을 제대로 산정하여 비교할 수 있어요. 발전원별 경제성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지는 다음 레터에서 확인해볼게요! 다른 발전원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생산되다 보니 전기요금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비싸게 이용할 이유가 적은 셈이죠.

3️⃣세 번째, 기술적으로 현 전력계통에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쉽진 않아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전기를 받을 수 없는 외딴 섬🏝️과 같은 고립계통이죠. 다른 국가보다 더 정교하고 유연하게 전력망을 운영할 수 있어야, 변동성 재생에너지들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가 부족했던 모양이에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는 전력을 생산하는 곳과 사용하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어 매우 큰 규모의 송전설비가 필요해요. 이 송전설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갈등과 함께 많은 사회 비용이 발생합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유연성 제공 설비들과 전기를 보내는 송배전 인프라 또한 확대되어야 해요. (전력계통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