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안녕하세요! 힌, 도라, Kath입니다. 어느덧 ‘삶은 에너지’의 마지막 레터를 씁니다. 1화부터 9화까지 완벽할 순 없었지만 ‘에너지’와 ‘에너지전환’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때로는 넓고 얕게, 때로는 좁고 깊게 글로 녹여내고 싶었어요. ‘삶은 에너지’를 통해 님이 일상에서 접하는 에너지 정보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오늘은 ‘청년이 바라는 에너지전환’을 주제로 시민단체, 에너지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청년 두 분의 이야기와, 삶은 에너지 에디터가 꿈꾸는 에너지 전환 세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고자 해요.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시작할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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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with 그린피스 양연호 캠페이너, 도라, Kath
재생에너지! 끌어~올려어엇↗️
Q1: 자기소개와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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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린피스에 입사한 이후로 기업들이 기후위기 문제나 환경 문제에 얼마만큼 책임이 있는지 알리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실제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부족하다면 기업에게 더 빠른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들을 주로 해왔어요. 2021년 국내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얼마만큼 기후위기 대응에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분석한 보고서를 발행했어요.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는 동아시아 지역 그린피스 사무소들과 같이 한·중·일 3개국의 주요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 성적을 매겼어요. 이런 식으로 다양한 국내외 단체들 그리고 또 지역 사무소들과 협업하면서 평화적 직접 행동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비공개 로비 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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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에너지전환포럼과의 첫 만남에 대해 듣고 싶어요.
양: 최근에 제가 에너지 전환 포럼과 일을 했던 건 2022년 7월이었는데요.
에너지전환포럼, 연세대 공과대학과 함께 토론회 진행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에너지 대전환과 일자리라는 주제로 토론회 진행을 했고 상당히 많은 대학생분이 참석해 주셔서 성황리에 잘 마무리가 됐었어요. 그리고 또 에너지전환포럼에서 진행했던 ‘한국 에너지전환 아카데미 4기_실무과정’에 참가했어요. 전문가분들 그리고 기업에서 일하시는 동기들과 소통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조: 2020년 그린뉴딜 발표가 있었고 관심이 있어서 그린뉴딜 국회 토론회를 보러 갔었어요. 주최 기관에 에너지전환 포럼이 있어 알게 된 후 주최했던 세미나나 토론회를 관심 있게 보고 있었어요. 같은 해 겨울 에너지전환포럼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프런티어’를 모집해서 참여하게 되었죠. 그 후 일자리 사업으로 에전포와 일을 할 기회가 생겨 바로 “고!" 했습니다.
린: 환경 공부를 하고 강의를 듣다 보니 기후위기 주범이 온실가스라고 하는 거예요. 그 배움의 시기에 환경공단에서 진행하는 온실가스 관리기사 양성과정을 접했어요. 그리고 온실가스관리기사가 되면 환경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했어요. 에너지전환포럼은 해당 과정 이수 중 처음 알게 됐어요. 실습 기관 리스트에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엔 회사에서 온실가스 관련 실무를 배우고 싶어 타 기관으로 실습하러 갔었어요. 이후 새로운 일자리 사업에서 사업장으로 에너지전환포럼을 또 만났습니다. 그땐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바로 지원했어요.
Q3. 일을 할 때 동력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양: 저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나아지고 있고 계속해서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 이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그게 없으면 사실 지치기 쉬운 게 이쪽 분야의 일이죠. 사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봤을 때 변화는 상당히 더디게 진행이 되고 있고 때로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잖아요.
근데 실제로 조금씩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 우리가 그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저는 믿고 있어요. 일례로 제가 캠페인을 하면서 봤던 성과를 돌이켜보면 한국 정부가 해외에 석탄 발전을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한 거나 삼성전자가 RE100 선언을 한 것들, 이런 것들이 사실 전적으로 한 개인이나 어떤 한 단체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잖아요. 국제 정세 그리고 화석연료에서 돈을 빼는 트렌드도 분명히 한몫했죠. 사실은 이제 그런 트렌드의 시작이 시민들의 한 목소리 목소리에서 시작이 됐다는 거죠. 그래서 변화의 물꼬가 트였고 저는 우리가 캠페인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 믿음을 가지고 해나가면 성과는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조: 최복동이란 말을 아시나요. 에전포에 오기 전 사전 교육에서 처음 들었던 말이에요. ‘최고의 복지는 동료다.’라는 뜻이에요. 저의 동력은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혼자 기후변화에 맞선다고 생각하면 나 자신이 작아지고 무기력해질 때가 많아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마다 많이 배우고 깨달음을 얻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린: 저의 동력은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 오리라고 믿는 지속가능한 세상이에요. 지구를 이루고 있는 많은 존재와 같이 잘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돼요. 희망이 없다고 말하기 쉬운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 제 삶의 동력이고 그 길을 함께 걷는 제 동료들이 저의 동력입니다.
Q4:재생에너지 확대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양: 정부 차원에서 보면 재생에너지를 더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해요. 그리고 기업들은 적극적인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죠. 한국 정부가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서 전 세계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그린피스에서도 재생에너지가 더 빠르게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재생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기업들이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8월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RE100에 가입한 기업들하고 간담회를 했어요. 근데 이 자리에서 기업들이 볼멘소리를 한 거죠. 한국에 너무 재생에너지도 부족하고 너무 비싸요. 그래서 우리 해외에서 조달해오는 거 국내에서 한 걸로 인정해 주면 어떨까요. 이런 아이디어까지 나온 거죠. 이걸 역외조달이라고 하는데 사실 RE100 취지 자체가 산업 활동에서 쓰는 전력을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고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계통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해외의 재생에너지를 우리가 끌어다 쓰는 것이 과연 이 RE100의 취지에 맞는가… 주객이 전도됐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재생에너지 비율을 채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 보니 해외에서 가지고 오자. 이렇게까지 갔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업들이 왜 우리가 RE100을 하는 건지 조금 진지하게 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많이 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에너지 전환의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이 분야가 유망하다고 느껴 진입을 결심하고 교육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요. 때문에 ‘이 분야가 유망하고 풍부한 일자리가 존재한다’라는 시그널이 필요해요. 그런 시그널이 있으면 많은 청년이 재생에너지 분야에 진입하여 전문인력이 늘고 재생에너지 확대도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재생에너지 일자리 4,300만 개가 생긴다고 해요. 우리나라가 이러한 세계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국내에 많은 재생에너지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자연스럽게 국가의 산업경쟁력이 확보될 거예요.
린: 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 시민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후위기 시대에 사는 우리가 어떤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고, 화석연료의 지속적인 사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나라의 에너지 시장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매일 사용하는 에너지에 대한 가치관이 잘 정립되어 있어야 해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며 우리의 에너지 사용량이 얼마나 증가할지도 생각해보고, 에너지가 부족할 때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사회 기능을 동반한 에너지 체계가 기술적 요소 외에도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제도적 측면 등의 다양한 요소들과 상호 연계되어 단계적인 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 에너지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너지에 대해 전혀 관심 없던 제가 기사를 챙겨보고 강의를 찾아 듣고, 관심을 두고 살펴보니 제 삶에 에너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것처럼 시민 한 명, 한 명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개인의 윤리적인 참여를 너머 이제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보상이 따르는 에너지 시장으로의 초대를 위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틀을 마련해야 해요. 독일이 에너지 전환에 전례 없는 성과를 내는 것 또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 때문이라고 합니다. 앞서나가는 독일이 부러운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저는 정부의 바른 지침과 정책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따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자부하고 살아요. 우리 모두의 바른 결정이 빛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비춰주리라고 믿어요!
Q5. 나에게 에너지 전환이란 무엇인가요?
양: 저에게 에너지 전환은 새로운 문이라고 생각해요.
에너지 전환만 성공하면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에너지 전환의 문을 지나 다음 문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건 우리의 삶과 시스템을 전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단순히 에너지원만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달성한 다음에 그걸 가지고 숲을 파괴하고 바다의 생태계를 훼손시키고 또 쓰레기를 매립지에 버리는 것 처럼 기존과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삶과 시스템의 전환을 통해서 안전한 경제를 이루고 정의로운 방식으로 생태계와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인류는 빈곤을 우리가 끝내고 행복을 증진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조: 저도 양연호 캠페이너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에너지 전환은 좀 많이 어려운 숙제 같아요. 어떻게 보면 에너지 전환은 그 자체가 목적 아니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수단이니까수단이니까… 인간의 삶에서 바뀌어야 할 많은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린: 저에게 있어 에너지 전환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여겨져요. 누구든지 자기 발에 불이 떨어지면 어떤 행동이라도 할 거예요. 저한테는 너무 시급한 문제이지만 아직 많은 사람 발등엔 안 떨어진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문제의 중요성을 모두에게 알릴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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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연호 캠페이너가 이야기해주는 재생에너지 현안(RE100, IRA법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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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우리나라 기업들도 최근에 속속들이 RE100 가입을 하고 있죠. 지금(22년 12월) 27개 우리나라 기업이 RE100 가입에 동참했고요. 내년에도 그런 움직임이 이어질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 합류한 기업 중 하나는 삼성전자죠. 그린피스에서 삼성전자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도록 하는 요구를 계속 꾸준히 해왔었는데 이번(22년 9월)에 전 세계 사업장에서 하겠다고 선언하게 돼서 저희로서는 무척 뜻깊어요. 한편으로 목표 년도는 타 기업의 평균인 2030년보다 늦은 편인 2050년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삼성전자가 조금 더 빨리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100% 쓰도록 요구를 하고, 삼성전자 혼자만 할 게 아니라 가치사슬망에 포함한 협력업체들까지 더 이른 시일 내에 RE100을 달성하도록 계속해서 캠페인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기업들은 시장에 충분한 재생에너지가 없다, 그 재생에너지마저도 가격이 몹시 비싸다. 이런 이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안타까운 점은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이 해외에서는 실제로 RE100 달성을 하고 있거든요. 해외 사업장 같은 경우에 재생 가능 에너지 충분하기도 하고 저렴하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상황과 반대죠.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나라 정부들이 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해서 노력한 점도 분명히 있지만, 기업들이 나서서 추가성 있는 조달 제도를 활용한 면도 커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도 그냥 재생에너지 너무 비싸고 사기 어렵다고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더 빨리 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정부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되죠.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전력의 50% 이상을 쓰고 있는 만큼 목소리도 크겠죠. 정부에게 “우리 너무 재생에너지 부족해. 훨씬 더 빨리 보급해줘.” 이런 이야기를 뒤에서만 할 게 아니라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본 같은 경우에 기업이나 정치권이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보수적인 곳인데, 몇 년 전부터 기업들이 정부를 압박하는 활동을 훨씬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 활동들을 일컬어서 정책 옹호 활동이라는 표현을 쓰고 영어로는 애드보카시 이런 말을 쓰는데요. 소니나 닛산, 파나소닉을 포함한 200여 개나 되는 기업들이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성명서를 공식적으로 계속 발표하고 있어요. “일본 정부가 세운 재생에너지 목표로는 우리가 전 세계 RE100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지금 목표 수준보다 2배 이상 늘려라”라고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비단 정부한테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시장에도 결국 시그널을 주는 거거든요. 기업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주체들도 더 협력해야 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도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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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IRA는 Inflation D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기후위기 대응 법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법안이 시행되면 10년 동안 미국 정부는 7천억에 달하는 규모의 세수 확보를 할 예정이거든요. 그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돈을 기후위기와 청정에너지 산업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에는 정말 좋은 기회 문이 열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풍력 발전 분야에서도 하부 구조물 그리고 해저 케이블 타워 부분도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1위를 하고 있고, 태양광 모듈 제조 같은 경우에도 기술력이 상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거로 생각합니다.
IRA를 잘 뜯어보면 그 안에는 지원받기 위해서 미국 내 생산 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당연히 그 지원을 받기 위해서 미국 내 공장을 짓겠죠. 공장을 짓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라 국내 우수한 인력도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국부라고 하면 자본도 있지만 기술력도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관점에서는 IRA가 우리나라 국부 유출 걱정을 해야 하는 그런 법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과 인재를 더 이상 집토끼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줄였는데 이를 다시 높이고,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서 최대한 투자도 늘리고 사람을 키워나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린피스에서 지난 3월에 미국의 메사추세츠 대학교 정치경제연구소에 의뢰했어요. 에너지 전환을 했을 때 과연 우리나라의 일자리가 얼마만큼 늘어날 것인지 분석한 결과, 놀라운 수치를 결과로 받았어요. 기후위기 대응에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면 2050년까지 국내에만 200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어요. 수치만 놓고 본다면 과거에 유망했던 직업이 앞으로 10년 뒤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의 커리어를 올려놓고, 이직하는 분들이 많이 참고하는 플랫폼인 링크드인에서 올해 초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 분석한 보고서를 발행했어요. 보고서는 내년부터 미국 내에 재생에너지 그리고 환경 분야 일자리 수가 오일이나 가스 분야 일자리 수를 역전할 거라고 전망했어요.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는 미국에서 이렇게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대학 전공을 선택하는 입장에 있는 학생들이라면 앞으로 이런 트렌드를 미리 생각하고 전공을 선택할 필요가 있겠고, 또 직업을 선택할 때도 고려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늘어나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 이제 줄어드는 일자리도 분명히 있겠죠. 기존의 화석 연료 산업과 내연기관 산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분야에서 이 분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가 직업 전환 교육을 실시해야하고 다양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나서서 준비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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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with 김진현 청년, 힌 전력시장 그라믄 안 돼~ ✋🏻
Q1: 자기소개와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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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에너지전환포럼과의 첫 만남에 대해 듣고 싶어요.
김: 제 전공이 경제학인데 대학생 때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 시장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관련 학회를 거쳐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의 전력시장 스터디 모임에서 당시 에너지전환포럼에서 근무하던 임재민 사무처장(당시 연구원)을 알게 되었고, 저도 에너지 기업에 입사하며 더 자주 마주치게 되었죠. 저도 양연호 캠페이너님과 함께 ‘한국 에너지전환 아카데미 4기 실무과정’을 이수했어요.
힌: 저 또한 기후변화청년모임 ‘Bigwave’을 통해 ‘에너지전환포럼’을 알게 되었어요. 포럼 대표님들을 비롯해 이사님, 회원분들 모두 에너지전환에 진심인 분들이라는 점에서 끌렸죠. 저는 에너지시스템공학 발전기계전공인데, 에너지 정책은 어떻게 논의되고 만들어지는지, 에너지전환을 하려면 어떤 부분들이 시급하게 변해야 하는지도 궁금했었어요. 가까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싶었어요. 에너지전환포럼에 있으면서 다양한 업계 전문가분들을 만나며 궁금증을 해소하고 저 또한 바르고 빠른 에너지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3: 재생에너지 경제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김: 재생에너지 LCOE가 비싸다,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RE100 업무를 하면서 요즘 드는 생각은 꼭 그리드 패리티까지 안 가도 되겠더라고요. 재생에너지가 비싸지만, RE100 트렌드가 워낙 강해서 재생에너지를 오히려 사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전기요금은 오르니, 사업자 입장에서 태양광, ESS 투자비 대비 전기요금을 더 많이 아낄 수 있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전력회사에 판매할 수 있으니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런 생각을 실제 담당자들이 많이 하고 있어요.
재생에너지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계획입지”와 “세제혜택 제공”이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로, 국가가 재생에너지 입지를 정하고 가격 입찰을 받게 되면 민원비나 토지비 등을 국가나 지자체에서 부담하니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세제혜택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국내에도 세제혜택이 있지만 임팩트가 별로 없어요. 한국은 사업 초반에 투자비의 일정 비율을 공제액으로 설정하고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해요.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초기에 대출을 많이 받아 장기간에 걸쳐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사업인데, 그말인즉슨 초기에 금융 비용이 밀집해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초기에 금융 비용을 다 상환하고 나면 세금이 많이 발생하지 않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 10년 정도 공제액의 이월이 가능하더라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어요. 반면 미국에는 세금 자산화(Tax Equity)라는 투자기법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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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자산화 투자자는 세제 혜택이 주목적인 투자자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 후 재생에너지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회수해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업 초기에 지분 투자를 하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세제 혜택을 받아 가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투자금액에 대해 일정 수익률을 얻어가고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초기 수익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완전 윈윈인거죠.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세제액 비율도 훨씬 높지만, 그것보다 효과적인 요인은 세제혜택을 타 기업에 이전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Q4: 여러 에너지원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전력시장이 되기 위해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김: 발전사와 전기판매사업자가 거래하는 도매 시장 관점에서는 환경 급전, 즉 환경 비용이 온전히 반영된 요금이 필요하고, 정산조정계수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해요. 송배전 관점에서는 판매 법인과 송배전망 사업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될 경우, 망 이용에 관한 원가 정보 또한 필요하고요. 세 번째로, 전기판매사업자와 전기소비자가 거래하는 소매시장 관점에서는 전기요금 정상화, 즉 원가 기반의 전기요금 산정이 필요하고 전기 요금제 간의 교차 보조에 대한 해소가 필요한 것 같아요.
힌: 네, 조금 덧붙이자면 정산조정계수는 지속적으로 과도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원자력, 석탄 등 저원가발전기에 대한 수익 규제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한전이 발전자회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할 때 SMP에 0~1 사이의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수익을 조정해요. 정산조정계수가 커지면 발전자회사가, 정산조정계수가 낮아지면 한전의 이익이 커지게 돼요. 이에 기존의 목적보다 발전공기업과 한전의 재무균형을 유지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이슈가 있죠. 전기 요금제 간의 교차 보조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김: 네, 전기 요금제 간의 교차 보조는 어떤 내용이냐면요. 예를 들어, 주택용 누진 1단계는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파는데 이 말은, 다른 요금을 쓰는 사람들이 누진 1단계 구간의 사람들의 전기요금을 대신 내주는 것을 의미해요. 그리고 시간 별로도 교차보조가 일어나요. SMP 상 낮 시간이 더 비싸고 새벽 시간에 싼 패턴인데 동일한 요금을 받는다는 건 새벽에 전기를 많이 쓰는 패턴을 가진 고객이 낮에 전기를 많이 쓰는 고객을 보조해 주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저압 전기를 쓰는 게 사실 감압설비를 포함하기 때문에 원가상 고압 전기보다 비싸요. 그러나 올해 사용자가 적은 고압 고객의 전기요금이 더 올랐어요. 그런 방향이 사회적으로는 많은 호응을 얻겠지만, 시장 관점에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정용 요금이나 산업용, 일반용 저압 요금은 시간별 플랫한 요금인데 이런 것들이 사실 정상적인 전기요금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도매 요금이 반영된 시간별 요금으로의 전환이 전력시장 운영 차원에서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야 단순히 ‘에너지 절약하자’ 아닌, ‘SMP가 높을 때의 소비를 줄이자’의 시그널을 줄 수 있는거죠.
힌: 그러니까요. 요즈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근무하는 제 친구들은 난방도 제대로 못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알고보면 우리나라 공급예비율이 상당하단 말이죠. 예비율이 높을 땐 전기를 더 써도 된다는 말이에요. 실시간 전력수급현황을 전력거래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진현님이 말씀하신 정상화된 계시별 요금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 시민들도 에너지 시장에 관심을 갖고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뉴스레터를 읽고 있는 님은 그래주실거죠?
Q5: 인상 깊었던 해외의 전력시장은?
김: 저는 개인적으로 영국이요. 구체적으로 송배전 분야에 대해서 인센티브 기반의 요금을 하는 게 저는 좀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제 해외도 일반적으로는 원가와 적정 투자가 유틸리티의 비용을 정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영국 가스·전력시장위원회(GEMA)와 유틸리티 규제를 직접 수행하는 가스·전력시장규제국(Ofgem)이 송배전 사업자들에게 재무 및 투자비 정보들을 받아서 앞으로 어떻게 투자가 이루어지는 게 적정한지 판단을 해줘요. “우리가 봤을 때 적정 요금은 얼마야. 이거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우리가 인센티브를 줄게”라는 식으로 제도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관리 인력들이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힌: 맞아요. 해외 규제기관의 경우 미국 1,500명, 영국 1,200명, 프랑스 150명, 일본 130명 등 조직 규모도 크고 전문인력도 많지만, 한국 전기위원회는 산업부 내 행정조직으로 1개 사무국 3개 전문위(법률분쟁조정, 전기요금 및 소비자보호, 전력계통 및 신뢰도) 체제로 상임·비상임위원 60여 명 정도 밖에 안돼요.
김: 한편, 국내에도 전기요금 산정 지침 이런 게 있어요. 우리나라도 기본적으로 원가 기반의 요금이긴 한데 인센티브 기반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분산에너지 특별법에서 배전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복수 사업자가 만들어지면 배전 쪽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물론 계속해서 망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한전의 망 투자 부담이 계속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런 망 요금 자체에서 인센티브 기반의 규제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망 요금도 더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망 요금도 플랫 요금제예요. 생각해 보면 망 요금도 플랫할 이유는 없거든요. 호주는 망요금이 계시별 요금제(8화 참고)예요. 판매 사업자든지, 배전 사업자든지 망이 혼잡할 때 비용을 더 내요. 우리도 이런 요금 형태로 가게 되면 민간 사업자는 “우리가 전기를 파는데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이 혼잡 시간에 전기를 줄이도록 하지?” 이런 고민은 당연히 할 거거든요. 이게 인센티브 요금이든 계시별 요금제든 자연스럽게 그 시그널을 주게 되는 거죠. 작년을 기준으로 유럽에 관련 레포트들이 많이 나왔는데 DR 시장, VPP(Virtual Power Plant)같은 유연성 자원을 계통 운영자가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전력거래소가 해요. 그런데 지역 플렉시빌리티 마켓을 배전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또 운영해요. 왜냐하면 혼잡 시간이나 요금이 높을 때 유연성 자원을 활용해서 소비를 낮추는 게 도움이 되니까 그렇게 함으로써 망 투자를 줄일 수 있는 거죠. 유럽의 여러 나라가 이미 하고 있어요. 배전 사업자들이 VPP 사업자랑 이렇게 계약을 맺어요. 변전소별로 연결된 고객이 다르니 마음만 먹으면 변전소별로 마음먹으면 요금을 다 쪼갤 수 있어요. 배전 사업자가 변전소별로 혼잡도를 사전에 파악하고, 변전소별로 VPP 사업자들이랑 계약하는 거죠. 이게 과연 정부 규제로 되는 거냐, 그건 아닌 거죠. 자연스러운 요금 체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알아서 하는 거죠.
최근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안에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담겼어요. 배전을 나누고 지역별 차등을 둔다는 것 자체가 배전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자연스러운 가격 시그널을 준다는 것이거든요. 그게 병행됐을 때 의미가 있지 않나, 거기에 더해서 지역별 차등 요금제, 그러니까 지역별 SMP만 하는 건 사실 의미가 없죠. 에너지전환포럼 대표이신 전영환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그게 소매요금까지 반영이 돼야 해요. 아니면 송배전 요금이라든지. 지역별 SMP를 해도 소매요금은 플랫이면 의미가 없죠. 같이 반영해주면 좀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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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로서 삶은 에너지 10화의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대장정이라고 하기엔 머쓱하네요. 삶은 에너지를 집필하는 동안 도라, Kath, 힌 모두 어떻게 더 정확하고, 간결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배웠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님께서 애정을 갖고 읽어주셨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저희는 질의응답에 답변을 달며 마무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10화 피드백에 더 궁금한 내용을 적어주신다면 특별 회차로 찾아뵐지도?! 😘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그럼, Merry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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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금은 다음주에 에너지전환포럼에서 주최 및 주관하는 행사들을 알려드릴려고 해요! 행사에 참석하고 싶거나 관심있는 분들은 위의 버튼을 클릭!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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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6일 (월) 16:00-18:30 기후에너지 저널리즘 토크콘서트
- 12월 27일 (화) 9:30-11:30 한전과 가스공사의 천문학적 적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에너지시장 정상화를 위한 긴급 토론회
#삶은 계란이#싱거운너에게#소금촵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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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님! 오늘도 에너지 넘치는 하루 되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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